야생초 편지 - 황대권
이런 생각을 해본다.
무릇 정성과 열심은 무언가 부족한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만약 내가 온갖 풀이 무성한 수풀 가운데 살고 있는데도
이런 정성과 열심을 낼 수 있었을까?
이런 점에서 삭막한 교도소에서 만나는
상처투성이 야생초들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가꾸어 주는
귀중한 '옥중 동지'가 아닐 수 없다.
몸을 낫게 하려고 뜯은 들풀이 동지가 되고 세상을 바라 보는 거울이 되었습니다. 사상범으로 십삼 년 이 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황대권의 글과 그림이 실린 <야생초 편지>에는 그늘에서 잘 말린 풀꽃 냄새가 납니다. 옥중에서 보낸 편지글을 모아 엮은 이 책에는 들풀에 대한 사랑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 가려는 그의 깊은 속내가 담겨 있습니다.
안동 교도소에서 대구와 대전 교도소에 이르기까지 갇힌 공간에서 세월을 보내는 동안 그는 야생초를 통해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누이에게 보낸 편지글을 통해 들여다 보이는 그의 들풀 사랑은 삶에 대한 성찰과 생명에 대한 경외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갇혔지만 살아있는 이의 영혼을 가두지 못하는 것을 보여 주려는듯 그의 야생초 관찰일기는 내밀하고 폭넓은 사유의 확장으로 이어집니다. 야생초 뿐만 아니라 사마귀에 대한 관찰이나 쥐, 옥중에서 콜라병에 키우는 청개구리에 대한 다정한 시선은 담담해 보이지만 읽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합니다.
그는 생태주의자는 제 몸으로 부터 출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 평짜리 방에서도 자신이 우주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방 안의 파리와 거미도 몸의 일부로 여기며 모든 것을 자기 몸의 확장으로 인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교도소 운동장에 난 풀을 볼 때도 몸의 일부로 바라 보게 되어 가꾸고 먹으면서 생태주의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야생초와 더불어 짓는 자연농법으로 모든 야생초를 먹거나 생필품의 재료로 쓸 수 있다는 그의 주장은 귀기울일만한 것 같습니다.
씨 한 톨에서 돋는 풀 한 포기를 관찰하여 몸의 일부로 이해하고 받아들인 그의 <야생초 편지>는 생명에 대한 사색의 편지입니다. 편지 갈피마다 실린 그가 직접 그린 달개비, 돌콩, 왕고들빼기, 노란 산국, 여뀌 등의 세밀한 야생화 그림에 저절로 손이 갑니다. 그의 글을 만나면 길 가의 풀들이 쓸모 없는 잡초가 아니라 가치가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야생초로 새롭게 보일 것입니다.
까까 상처주기 상처받기 상처잊기 신라닷컴 산삼 장터 ptpan 네버랜드 the 지뉴 원스텝 플라워 풍선아트 MJ덴탈 바디미인
